합격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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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합격수기라기 보단 경험당입니다. |
수강강좌(교수님) |
() |
평 가 |
|
등록일 |
2010.10.20 |
조회수 |
3,926 |
친구 놈이 카스파에도 한번 수기 공모하라고 해봐서 몇자 적어봅니다.
(9꿈사에도 올렸던 글인지라 중복일 수도 있겠습니다.)
제 수기가 많은 도움이 될꺼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놈도 하는데, 여러분이라고 왜 못하겠습니까?
원체 남한테 속 얘기를 잘 안하는데, 오늘은 몇자 적어볼랍니다.
합격수기는 사실 몇 번 안 읽어봤어요.
내가 남한테 지는 거 같고, 공부 방법이야 다 각자의 룰과 법칙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런 자만심은 어디서 나왔던 것인지,
제가 간단하고 말씀드리고 싶은건 타인의 공부 방법, 생활 리듬 등등
참고 자료라고만 생각하세요.
결국은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스터디를 같이 했던 분들과 제 친구놈이 어떻해 했냐고 많이 물어보는데...
전 미친듯이 했습니다.
저희 집은 어느 정도 살고, 화목합니다.
그닥 어렵게 살지 않았습니다.
제가 미친듯이 할 수 있던 이유는 단지 오기 때문이었습니다.
잠깐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드리자면,
6년을 만난 여자가 있었습니다.
제가 직장을 다닐때만 해도 저희는 결혼까지 이야기 나왔고,
솔직히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흔들리고 전 해고를 당했습니다.
해고를 당한 단 그 이유 때문일까요..
여자 측 집안에서 했던 말 그대로 적어봅니다.
"그렇게 불안한 자네에게 내가 어찌 딸을 주나? 남자가 야망을 가지던지, 안정된 회사로 들어가던지,
내 불안해서 못 보겠네, 차라리 공무원이나 하거라. 돈은 못 벌어도 안전할꺼 아이가? 당분간은
지켜봄세"
야망? 저라고 없겠습니까? 이건희는 못 되어도 꿈이 있는데,
야속했습니다. 저의 미래는 보지 않고, 당장 지금 앞만 보시다니요..
돌아나오는 길에 대구에서 친구랑 소주 먹으면서 많이도 울었습니다.
이럴려고 대학 나온건 아니지 않냐...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공무원이라도 해야겠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공무원이라면 안정적인 생활을 하지 않을까 하고, 열심히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자랑같지만 공부는 줄곧 잘 해왔었고,
한국어 능력 시험도 준비했었고(직업 특성상)
토익 점수도 800점 안 팍이었습니다.
속된 말로 그 까짓것 xx 한번 해보자 라고 생각했습니다.
누구는 8개월만에 했다더라..
누구는 1년만에 3관왕이라더라..
저도 그렇게 1년을 목표로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남자라고 부모님 손 벌리기 싫어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대구에서 자취를 하면서 동강으로만 해도 가능하리라 생각했습니다.
밤에는 친구네 호프집에서 일을 하고
4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 계획표대로 공부하였습니다.
처음 3달 동안은 정말 힘들게 했습니다.
한 과목씩 각개격파 해야겠다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처음에는 강사 고르기가 생각보다 어렵더군요.
이 강사는 어떻다.
저 강사는 저쩐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판단의 기준이 된건,
일단 제일 유명한 강사로 시작해보자였습니다.
행정학은 김중규선생님으로 택했습니다.
행정학 90점을 3개월안에 획득하고, 나머지들은 기본기가 있다고 판단하여
2개월 내지 1개월로 잡았습니다. (이때는 뭔가가 눈에 씌었나 봅니다.)
행정학은 의외로 쉽게 공부가 되었습니다.
귀에 잘 들어오는 것 같고, 생각보다 김중규선생이 잘 설명을 해주더군요.
초보자가 듣기에도 참 재미있고 무리 없게 들었지 않나 싶네요.
하지만 3달동안 너무 힘들게 달려와서 그런지,
몸에 무리가 생겼나봅니다.
4달을 병원에 있었습니다.(원래 간이 안좋았던지라..)
병원에서도 책 볼 생각은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뭐하러 내 이 개고생을 하나 싶고,
정말 그 미친듯한 스트레스..
죽고 싶었습니다. 정말.
옆에서 지켜주던 여자친구도 힘들게 절 보고, 차라리 스펙 더 쌓아서 대기업으로 가라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마음을 잡는데 오래 걸렸습니다.
1년이란 시간을 이도 저도 아니게 공부를 하고 세월만 보냈습니다.
정말 초심 잡는 일이 이리 어려울지 몰랐습니다.
2년이란 시간이 지나버렸습니다...
합격 확인을 하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미안해 하시면서도 기뻐하시는 아버님.
해준게 없었는데, 대견하다는 우리 어머니.
내년 쯤에 식 올릴 예정입니다.
아마 이 글을 보지는 못하겠지만, 우리 아가 너무 고맙다...
공부방법 몇자 적어 봅니다.
1. 국어
한국어 능력 평가를 준비한 덕분인지 그리 어렵게 공부하지는 않았습니다.
맞춤법과 표준어는 원체 공부를 한지라,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재정국어로 기본서를 보고, 위풍문풀과 S라인 한자로 공부했습니다.
한자는 정말 생각보다 안외워져서 노트에 매일 45분씩 쓰고 읽고 했습니다.
가끔 공부하다가 쉴 때는 수필이나 베스트 셀러를 가지고 공원가서 읽고
전반적인 흐름에 대해 파악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기본서를 위주로 공부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생각이 나는데, 전 문풀 위주로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실전능력을 키우고 싶어서 그랬는데, 어떤 학문이든
기본이 중요하단걸 시험이 끝나고 나서야 이해가 되네요.
스터디 도움도 많이 컸네요.
2. 영어
너무 오랫만에 공부를 한 탓인지 예전에 공부했던 내용이 믹스가 되버려서
초반에 엄청 고생했습니다. 영어는 능률이 잘 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초반에 별 생각이 다 들어요. 어느 날 갑자기 눈에 들어오는게 영어이거든요.
손재석샘 강의를 들었어요. 처음에 모강을 먼저 들어봤는데, 자신 있었는데..
그래서 다시 처음부터 라고 생각하고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손재석샘이 좋은 건 체계적으로 알려주시고, 기본개념에 대한 충실도가 좋다고 생각해요.
뼈대를 잘 잡아주시더라고요. 제 개인적인 생각인지 몰라도..
30점 올리기 모강이 특히 도움이 많이 되었던거 같아요.
무엇보다 친근하게 대해 주신건 정말 감사합니다.
특히나 영어 초보자에게는 추천합니다.
영어는 막판에 몰아서 공부하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절대로 그렇게 공부하시면 안됩니다.
제가 각개격파를 하려고 시도를 하다가 낭패 본 사람입니다.
힘들어도 같이 끌고 나가세요.
3. 한국사
정재준 한국사로 준비했어요.
아는 동생 놈이 추천 해 준 책이라 임마가 합격하고 저한테 책을 주어서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생각보다 재미있고, 연상 암기법이 좋았어요.
특히 국사란 특성상 지식이 쌓이는 느낌이 좋았어요.
근데 계속 뭔가 모자란 느낌이 들더라고요.
(개인적인 생각 일뿐입니다.)
스터디 하시는 분들 중에 해동한국사 추천 해 주신 미x씨, x웅 동생 덕분에
기본기는 어느 정도 해놓았다고 판단하여 해동으로 바꾸었습니다.
강의가 재미있더군요. 특히 근현대사 부분은 자세하고 재미있게 설명을 잘 해주시더고요.
특히 좋았던건 다른 역사 이야기도 재미있게 섞어서 잘해주시고, 무엇보다 친근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좋았습니다.(개인적인 질문 드릴때도 잘 받아주십니다.)
지방에서 올라와서 그런가 따뜻하게 해주는 분들에게 아무래도 호감이 갔었나봅니다.
암튼 문풀은 몇번 반복해서 공부했어요.
막상 시험이 어려워서 그랬는지 몰라도 점수는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기초를 잡는데도 도움이 많이 될꺼라 생각합니다. 전 통합으로 기본을 익히고 해동으로 마무리했는데,
굳이 2개를 병행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4. 행정학
누구에게나 가장 많이 속 썩이는 과목....
워낙 방대하고 내용이 많고 매년 법령 때문에 헷갈리고,
또 가장 처음부터 공부를 했던 과목이라 애착이 많이 가네요.
선행정학으로 시작을 했어요. 중간에 병원에 입원도 하고 해서, 애착이 많이 갔어요.
퇴원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시기에 가장 많이 정보도 알아보고 했던거 같아요.
9꿈사에 있는 글은 정말 다 읽어 본거 같네요.
그래도 초심 초심 하면서 다스린지라, 가장 유명한 강사로 하면 최소한 중간은 가지 않겠나..
싶어서 선행정학으로 다시 시작했어요.
독하게 하다가 정신 차리고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귀에 잘 들어왔습니다.
특히 중요도 체크와 모의고사는 정말 도움 많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어렵다고 걱정했는데, 김중규샘이 세세하면서도 포괄적으로 잘 설명하시더라고요.
행정학 갈피 못 잡는 분들에게는 추천합니다. 행정학은 이해와 암기의 절충이 중요합니다.
나중에 점수도 고득점 받게 되어서 정말 기분 좋았습니다.
5. 행정법
행정학에 비해 체계적인 과목인지라 저에게 잘 맞았습니다.
판례외우기만 빼면요. 비슷한 사건들과 헷갈리기도 쉽고, 그냥 무작정 외웠습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신월행정법으로 했습니다.
행정학을 김중규샘꺼를 들어서 김종석으로 들을까도 했는데, 단기간에 끝낼 수 있다는 말에
신월로 선택했습니다. 몇 번 반복해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단기간에 끝낸다고 절대 판단하지 마세요.
문제집과 판례강좌도 신월행정법으로 들었습니다.
한 강사를 끝까지 고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행정법은 회독수를 계속 늘려서 나중에는 몇번이나 본지 모르겠습니다.
외울 수 있는 부분은 못 외우면 군대 다시 가야된다는 생각으로 외웠습니다.
* 제가 좀 독한 면이 있는지라 마음을 안정시킬때나 다짐을 할때 쓰는 방법입니다.
-오늘 30페이지를 못 외우면 다시 백골부대 22연대 589에 올라가서 대공 근무를 서야된다.
-오늘 판례 못 외우면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혼자 다이빙 해야된다.
좀 유치하긴 한데 제 나름대로의 방법이었습니다.(실제로 그런다고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합니다.)
저런 식의 예시를 만들어서 스스로를 구속하면서 채찍질을 했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건 자신을 얼마나 다스릴 수 있는 지가 중요합니다.
특히나 스트레스는 정말...
그럴땐 그냥 하루 노세요. 놀면서 불안해 하지 말고, 한달에 하루 정도는 여행을 다녀오세요.
서울에 놀러갈 곳이 얼마나 많은 지는 모르겠는데,
전 그냥 파주 헤이리 마을에 가서 행정학 책 하나 들고 음악도 듣고, 편하게 오늘 그냥 소설 책 본다
생각으로 읽고 머리 식히다 오고 했습니다.
내가 더 힘들다?
남이 더 힘들다?
다 똑같이 미친듯이 힘들 껍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자신을 가장 잘 아는건 자신 뿐입니다.
몇자 적어 본 주제에 인생에 대해 논하거나, 공부를 이렇게 해라
라고 하는 건 아닙니다.
저 또한 해냈습니다.
여러분도 지금 힘들지만..
고진감래라고 하지 않습니까?
다들 어깨가 너무 내려가 있는데, 부디 기운 내시기 바랍니다.